문화일반

덕수궁에 '쿠키'들이 뛰어다닌다? 고종의 '이루지 못한 꿈' 찾아 나선 용감한 쿠키

 대한제국의 사라진 국가유산을 인기 게임 '쿠키런'의 세계관과 접목한 이색적인 전시가 덕수궁 돈덕전에서 막을 올린다. 국가유산청과 국내 게임사 데브시스터즈는 제2회 국가유산의 날을 기념해, 오는 9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특별전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쿠키런'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새로운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약 250평 규모에 달하는 덕수궁 돈덕전의 1층과 2층 전관이 최초로 일반에 개방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며, '쿠키런'의 대표 캐릭터인 '용감한 쿠키'와 친구들이 비운의 황제 고종이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을 찾아 나서는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로 꾸며진다. 관람객들은 돈덕전 2층에서 대한제국의 선포 과정과 '경운궁중건도감의궤' 등 궁궐 관련 유물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기 이전 황제가 꿈꿨던 웅장한 황궁의 모습을 쿠키런 캐릭터와 함께 복원한 상상화 '덕수궁, 다시 피어난 황제의 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대한제국의 근대 외교 정비를 엿볼 수 있는 '구한국훈장도'와 대한제국 선포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칭경예식'을 병풍으로 재해석한 상상화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돈덕전 1층 전체 벽면을 가득 채운 27미터 길이의 거대한 LED 패널이다.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이라는 이름의 이 미디어 월은 근대화를 통해 부국강병을 꿈꿨던 대한제국의 이상향을 오늘날 서울의 모습, 그리고 그 속을 누비는 쿠키런 캐릭터들과 함께 어우러지게 표현하여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더불어 올해의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충북 보은 속리 정이품송'과 명승 '순천만' 등 아름다운 자연유산의 모습을 담은 미디어아트 '정이품송, 시간을 품다'도 함께 상영되어 우리 유산의 다채로운 매력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전시의 대미는 마지막 5부에서 단독 공간에 연출된 '대한국새' 복원품이 장식한다. 1897년 제작된 대한제국의 대표 국새인 대한국새는 일제에 반출되었다가 반환되었으나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실종되어 현재 실물이 남아있지 않다. 이번에 전시되는 복원품은 '보인부신총수' 등 역사 기록에 근거해 국가무형유산 옥장 김영희 보유자가 장인의 손길로 되살려낸 것으로, 그 자체로 하나의 귀중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 전시의 감동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한국 전통 문화의 감각을 녹여낸 다양한 '쿠키런' 굿즈가 덕수궁 기프트샵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