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아양아트센터, 대구 추상미술의 뿌리 '신조회' 초대

 대구 동구의 문화 거점인 아양아트센터가 지역 미술계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신조미술협회 초대전'은 지역의 우수한 미술 단체를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독려하는 아양아트센터의 핵심 지원 사업이다.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되는 이 사업의 올해 주인공은 대구 비구상 미술의 역사를 상징하는 신조미술협회로 낙점되었다. 이번 전시는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현대미술 감상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구 미술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신조미술협회는 1972년 첫발을 내디딘 이후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대구 현대미술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회원들 간의 치열한 예술적 교류는 물론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지역 미술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특히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일 합동전과 전국 순회전은 신조미술협회가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구 단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미술평론가 초청 강연회 등 학술적 토대 마련에도 앞장서며 대구 미술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협회의 활동 반경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현대미술의 단면전'이라는 기치 아래 뉴욕, 파리, LA, 토론토 등 세계 주요 예술 도시에서 회원전을 개최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국제적 행보는 대구 작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었으며, 한국 비구상 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현대무용과 미술을 결합하는 등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통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혁신적인 예술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초대전에는 대구 미술의 거장부터 중견 작가까지 30여 명의 예술가가 대거 참여한다. 정종해 작가의 '존재'를 비롯해 김강록 작가의 2026년 신작 '율려' 등 참여 작가들의 개성이 뚜렷한 추상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김대일, 김선미, 서원만, 이영륭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각기 다른 조형 언어를 통해 비구상 미술이 가진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관람객들은 캔버스 위에 펼쳐진 다채로운 색채와 질감을 통해 작가들이 치열하게 고민해온 예술적 화두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전시를 기획한 아양아트센터 측은 이번 초대전이 지역 미술 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시민들에게는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추상미술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일반 관객들을 위해 작가들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과 작품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성에 공을 들였다. 특히 2026년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 대구 추상미술의 현주소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신조미술협회가 걸어온 54년의 세월은 대구 현대미술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들의 예술 정신은 이번 아양아트센터 초대전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30여 명의 작가가 쏟아낸 열정의 결과물들은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대구가 왜 현대미술의 중심지인지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6월의 마지막 주를 화려한 추상의 선율로 장식하며 대구 시민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