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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친근한 싸대기', 폭행인가 장난인가…논란의 그 영상 마침내 공개

 지난 시즌 K리그1 챔피언이었던 울산 HD가 9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가운데, 시즌 내내 팀을 뒤흔들었던 신태용 전 감독과 선수단 간의 불화 논란이 꺼지지 않고 있다. 그 논란의 중심에 있던, 신태용 전 감독이 부임 직후 선수단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수비수 정승현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마침내 공개되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장면은 선수단이 시즌 내내 문제 삼았던 '사건'의 실체였기에, 공개된 영상을 두고 과연 이것을 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울산의 비극적인 2025시즌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했고, 결국 김판곤 전 감독이 시즌 도중 경질됐다. 구단은 위기 수습을 위해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을 '소방수'로 긴급 투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단과의 심각한 불화설이 터져 나왔고, 신 전 감독 역시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중도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신 전 감독은 일부 고참 선수들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등 선수단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폭로했고, 이에 베테랑 선수 이청용이 경기 중 골프 스윙 세리머니로 응수하며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이는 신 전 감독이 선수단 버스에 골프채를 싣고 다녔다는 의혹을 저격한 것으로, 감독의 부적절한 처신과 선수단의 항명이라는 주장이 맞서며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이러한 갈등의 기폭제가 된 사건이 바로 정승현이 주장한 '폭행' 사건이다. 정승현은 리그 최종전이 끝난 직후, 신태용 전 감독이 상견례 자리에서 악수를 하던 중 자신의 뺨을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렸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때린 사람은 아니라고 해도, 당한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면 폭행"이라고 강조하며, 신 전 감독의 행동이 명백한 폭행이었음을 주장했다. 이에 신 전 감독은 다음날 K리그 시상식장에서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었다고 해명하며, "폭행이라고 느꼈다면 사과한다"면서도 "정말 폭행과 폭언이 있었다면 앞으로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자신의 감독직까지 거는 초강수를 두며 맞섰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울산 구단의 자체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촬영한 것으로, 논란의 장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영상을 보면 신 전 감독이 웃으면서 정승현의 뺨을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는 장면이 명확히 확인된다. 하지만 그가 악의를 가졌다기보다는, 스포츠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격려나 친근감의 표시로도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해외 유명 선수나 감독들의 비슷한 장면을 근거로 들며 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이유를 불문하고 당사자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명백한 신체 접촉이었으므로 정승현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025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챔피언의 몰락을 불러온 이 진실 공방은 이제 막 2라운드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