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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거의 없이 표정만으로 시청자 울렸다…'모범택시3' 의문의 여고생, 알고 보니

 장르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인상적인 신예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2년 만에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의 첫 방송 주간, 모든 화제성을 집어삼킨 낯선 얼굴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차시연이다. '모범택시3'는 첫 화부터 전국 시청률 9.5%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기존 시리즈의 팬들이 기대했던 주인공 김도기(이제훈)의 통쾌한 액션과 '무지개 운수' 팀의 끈끈한 팀워크가 여전한 재미를 선사한 가운데, 차시연이라는 새로운 피의 수혈은 극에 신선한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성공적인 시즌의 서막을 열었다.

 

차시연은 '모범택시3'의 첫 번째 에피소드 '불법 도박과 인신매매' 편에서 피해자 '윤이서'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윤이서는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다가 거액의 빚을 지게 되고, 결국 일본의 범죄 조직에 의해 인신매매를 당할 위기에 처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차시연은 대사보다는 주로 겁에 질린 눈빛과 불안한 분위기만으로 캐릭터의 절박한 서사를 이끌어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등장만으로 화면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날카로우면서도 앳된 얼굴에 담긴 불안감, 모든 감정이 고여 있는 듯한 깊은 눈빛 연기는 캐릭터가 처한 극한의 상황에 완벽한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의 연기력은 여러 결정적인 장면에서 빛을 발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일본에 가기로 결심한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으며 애써 울음을 참아내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자신을 자책하며 후회하는 장면, 그리고 범죄 조직으로부터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막다른 절벽과 바다를 보며 터뜨리는 오열 장면 등에서 그는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집중력으로 피해자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쌓아 올렸다. 그의 호소력 짙은 연기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자칫 기능적으로 소비될 수 있었던 피해자 캐릭터에 입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차시연이 '모범택시3'의 첫 의뢰인으로 발탁된 것은 오디션 과정에서 제작진의 눈에 단번에 띄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해야 했던 만큼 풋풋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중요했으며, 극의 배경이 부산인 만큼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 또한 필수적인 요소였다. 부산 출신인 차시연은 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준비된 신예였고,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선보이며 제작진을 사로잡았다. 2001년생인 그는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손해보기 싫어서'를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번 '모범택시3'를 통해 처음으로 긴 호흡의 서사를 책임지며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입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역시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연기력이 상당하다. 고등학생 너머의 얼굴까지 보여 앞으로 청춘물은 물론 깊은 내면 연기까지 폭넓게 소화할 잠재력이 보인다"며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