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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녹차, '이때' 마시면 오히려 독?…철분 흡수 막아 '빈혈' 유발하는 최악의 습관

 녹차는 단순히 체지방 감소를 돕는 음료를 넘어,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합 건강 관리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크루제이루두술 대학교 연구팀은 녹차 섭취가 비만 억제와 혈당 조절은 물론,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체내 염증 반응까지 완화하는 다각적인 효과를 지닌다고 국제학술지 '세포 생화학 및 기능(Cell Biochemistry & Function)'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40마리의 생쥐를 대상으로 4주간 고지방 식이를 제공하여 인위적으로 비만을 유도했다. 이후 한 그룹에만 체중 1kg당 500mg의 표준화된 녹차 추출물을 12주간 투여하며 신체 변화를 관찰했다. 특히, 추위로 인한 대사 변화라는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사육 온도를 일반적인 22℃가 아닌 열중립 구간인 28℃로 유지하며 실험의 정밀도를 높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녹차를 섭취한 쥐 그룹은 혈당 조절 능력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인슐린 수용체(Insr), 포도당 수송체(Glut4) 등 혈당을 세포 안으로 효율적으로 운반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활발해진 것이다. 이는 인슐린 신호가 원활하게 작동하여 혈액 속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잘 사용되도록 돕는다는 의미이며, 인슐린 저항성 완화를 통해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기전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근육'에서의 긍정적 변화다. 일반적으로 비만 상태에서는 근육 섬유의 직경이 감소하며 근감소증과 기능 저하가 동반되지만, 녹차를 섭취한 쥐들은 근섬유의 크기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어 근육 손실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이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근육량 감소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녹차는 지방 대사 자체를 건강하게 바꾸는 역할도 수행했다. 지방을 세포로 운반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유전자(Lpl, Cd36)의 발현은 늘리고, 반대로 염증을 유발하는 세라마이드 관련 유전자(Cerk)의 발현은 억제했다. 즉, 지방이 단순히 몸에 축적되는 것을 막고, 염증 위험까지 낮추는 이중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녹차는 체중 조절을 넘어 근육 대사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개선하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사질환 예방 보조 식품"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녹차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녹차에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과다 섭취 시 불면이나 가슴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녹차의 탄닌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빈혈 위험이 있다면 식사 직후보다는 식간에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시중의 티백 제품은 유효 성분 함량이 불균일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품질이 보증된 잎차나 표준화된 추출물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녹차의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