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부커상 후보 정보라 작가의 눈물 섞인 절규, 시상식장 발칵 뒤집혔다!

 문학, 연극, 예술, 체육 등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평등의 가치를 외치며 세상을 바꿔 온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일 오후,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18회 '2025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은 그들의 노고와 성취를 조명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연대의 장이었다.

 

영예의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은 소설 『저주토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정보라 작가에게 돌아갔다. 정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인문학 전공자, 여성, 프리랜서, 문화예술 종사자인 저와 동료들에게 평등은 생존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여성 창작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문화체육관광부의 노력을 촉구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성평등한 세상이 올 때까지 거리에서, 그리고 창작을 통해 더욱 열심히 투쟁하겠다"는 다짐으로 좌중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일경문화상'은 첨단 매체로 젠더 권력을 탐구해온 현대미술가 김아영에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은 지난 100년간의 한국 여성 문학사를 최초로 체계화한 『한국 여성문학 선집』에 돌아갔다. 또한 지역에서 성평등 문화의 씨앗을 뿌려온 '전북문화예술성평등네트워크'와 수많은 반대 속에서도 '여주인공 페스티벌'을 이어온 연극인 원종철은 '양성평등문화지원상'을 수상했다. 여성주의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소요서가'는 '을주문화상'을 받았다.

 


특히 9명의 '신진문화인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는 시상식에 깊은 감동을 더했다. 70세에 연기를 시작해 배우로 활동 중인 이향란은 "연기를 통해 새로운 기쁨을 알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엄마'가 아닌 오롯한 개인의 삶을 그려온 웹툰 작가 김그래, 여성들이 운동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체육교사 전해림 등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온 이들의 소감은 큰 울림을 주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에서 "문화예술은 시대의 거울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라며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역대 수상자인 배우 이자람, 영화감독 민규동 등도 자리를 빛내며 "이 상은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남성들이 더 노력하라는 죽비 같은 상"이라며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보냈다. 이날 시상식은 단순히 한 해의 성과를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문화의 힘으로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굳건한 약속과 다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