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프렌즈오브뮤직 ‘어린왕자’ 공연

 프렌즈오브뮤직이 생텍쥐페리의 명작 『어린왕자』를 음악과 영상의 결합을 통해 무대화한다.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는 26일, 상주단체인 프렌즈오브뮤직이 내달 7일 ‘숲속의 동화 클래식’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으로 『어린왕자』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문학과 클래식 음악, 그리고 시각적 예술이 어우러진 융합 공연으로, 텍스트를 그대로 낭독하거나 단순히 삽화만을 투사하는 수준을 넘어,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에 맞춰 엄선된 클래식 음악과 영상이 입체적으로 구성되는 점이 특징이다. 피아니스트 구자은, 클라리네티스트 김우연, 첼리스트 홍채원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참여해 관객에게 풍부한 감성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프렌즈오브뮤직은 피아니스트 구자은이 창립한 실내악 단체로, ‘음악의 친구,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사회적 음악 단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연 기획 및 사회참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숲속의 동화 클래식’ 시리즈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어린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 콘텐츠로, 동화를 중심으로 한 서사에 클래식 음악을 녹여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를 한다.

 

이번 『어린왕자』 공연은 단순한 줄거리 전달을 넘어, 작품 속 상징성과 감정을 음악적 언어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연주곡들은 각 장면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슈만, 브람스, 풀랑크, 라벨, 쉬니트케 등 시대와 스타일이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이 어린왕자의 여정을 다채롭게 채운다. 이를 통해 어린왕자의 철학적 사유와 감정의 결을 클래식 음악의 언어로 번역한 셈이다.

 

공연은 어린왕자의 첫 장면, 즉 주인공이 어린 시절 상상하며 그렸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다. 이 장면에서는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Op.15』 중 제1곡 '외국과 낯선 나라들로부터'가 연주된다. 슈만 특유의 서정적 멜로디가 어린왕자의 순수한 시선과 상상력을 표현하며 공연의 문을 연다.

 

이어 영상으로 구현된 어린왕자의 모습이 무대에 등장하고, 바흐의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며 순수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후 어린왕자가 다양한 행성을 여행하며 만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브람스, 풀랑크, 라벨, 쉬니트케 등의 음악과 함께 다채롭게 펼쳐진다. 각 행성에서의 만남은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관계를 은유적으로 비춘다는 원작의 의도를 따라, 음악 역시 그 감정과 메시지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특히 브람스의 『인터메조 Op.118 No.2』가 연주되는 장면은 어린왕자가 자신이 떠나온 별과 장미를 떠올리며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 중요한 순간을 담는다. 이 곡은 부드럽고 따뜻한 선율을 통해 존재의 소중함과 이별, 후회의 감정을 절제된 감성으로 표현한다. 구자은의 섬세한 터치와 앙상블의 조화는 장면에 깊이를 더하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이번 공연은 생텍쥐페리의 원본 삽화를 영상화하여 무대 위에서 함께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관객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하는 몰입형 공연을 경험하게 된다. 이야기를 시각화한 영상은 음악과 완벽히 맞물려 동화적 분위기를 배가시키며, 어린이 관객에게는 친숙함을, 어른 관객에게는 향수를 자극한다.

 

프렌즈오브뮤직의 이번 『어린왕자』 공연은 단순한 클래식 연주회나 아동극이 아닌, 세대와 감성, 예술 장르를 뛰어넘는 융합 콘텐츠로 주목된다. 동화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인생과 사랑,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지는 이번 공연은 중장년층에게는 철학적 감동을, 어린이들에게는 음악과 이야기를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공연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관계자는 “프렌즈오브뮤직의 숲속의 동화 클래식 시리즈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기획으로,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에게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동화를 모티브로 한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