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소환한 李…정의당 “가해자 미화”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법원 판단을 통해 확인된 사안인 만큼, 현직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박 전 시장을 긍정적으로 회고한 것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정의당은 11일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의 SNS 글을 “명백한 2차 가해”라고 규정했다.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공개적인 공간에서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를 기리는 모습을 보인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 소통 방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과의 일화를 꺼낸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본인의 소통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존엄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정의당은 박 전 시장 사건이 단순한 정치적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라며 “그런 인물을 추억하는 글을 올리면서 피해자의 존재와 고통은 고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논란은 이 대통령이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과거 박 전 시장과 SNS상 폭언·욕설 댓글 대응 방안을 놓고 대화를 나눴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을 두고 “제게 소통과 그 수단인 SNS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신 분”이라는 취지로 회고했다.이 글은 대통령의 온라인 소통 철학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박 전 시장 사건을 둘러싼 사회적 기억과 충돌하며 논란이 됐다. 박 전 시장은 재임 중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사망했고,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그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정의당은 바로 이 지점을 문제 삼았다. 대통령이 공적 영향력이 큰 자리에서 박 전 시장을 ‘소통의 스승’처럼 언급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사회적으로 가해자의 공적 이미지가 부각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정의당은 이 대통령에게 해당 표현을 철회하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박원순을 추억하는 동안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떠올리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은 본인이 저지른 2차 가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논란은 정치인의 과거 인연 회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고인의 공적 활동을 언급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판단된 인물을 공적 공간에서 긍정적으로 호명하는 것은 피해자 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맞선다.특히 대통령의 SNS는 개인 계정이라 하더라도 사실상 공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표현 하나가 정치적 신호로 읽히고,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에게 미치는 파장도 클 수밖에 없다.정의당의 비판으로 이 대통령의 SNS 글은 단순한 온라인 소통 논쟁을 넘어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정치권의 감수성 문제로 확대됐다. 향후 대통령실이 추가 입장을 낼지, 이 대통령이 직접 해명이나 사과에 나설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