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엔도, 끝내 꺾인 월드컵 꿈 "후회 없다"
일본 축구의 상징이자 대표팀의 든든한 캡틴이었던 엔도 와타루가 부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하차했다. 일본축구협회는 현지 시각 12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마련된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엔도의 최종 명단 제외를 공식 발표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의료진의 정밀 진단 결과를 토대로 엔도가 실전 경기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엔도는 눈물을 머금고 캠프를 떠나게 됐다.엔도는 낙마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부상 이후 복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는 심경을 밝히며, 주장으로서 팀이 월드컵 우승을 꿈꿀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는 은퇴 의사까지 함께 밝혀, 일본 축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렸다.일본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엔도는 J리그 쇼난 벨마레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우라와 레즈를 거치며 아시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2018년 벨기에 리그를 통해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해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았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에 입성하며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국가대표팀에서의 족적 또한 눈부셨다. 2015년 A매치 데뷔 이후 2019년 아시안컵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의 16강 진출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2023년부터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중심을 잡으며 모리야스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와 리더십은 일본 대표팀이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투지를 갖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하지만 지난 2월 소속팀 경기 중 당한 왼발등 인대 부상이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수술 후 초인적인 재활 과정을 거친 엔도는 지난달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멕시코와 미국으로 이어진 사전 캠프에서도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기적을 꿈꿨으나, 훈련 강도가 높아지자 부상 부위에 다시 이상이 생기며 결국 세 번째 월드컵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엔도의 이탈은 월드컵 본선을 앞둔 일본 대표팀에 전력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막대한 손실이 될 전망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엔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로운 중원 조합을 구상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으며, 주장 완장을 이어받을 새로운 리더의 선출도 시급해졌다. 일본 축구 팬들은 비록 그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지난 10여 년간 헌신해 온 전설적인 캡틴의 마지막 뒷모습에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